1. 연구 배경 및 방법
디지털플랫폼 정부 추진 및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전방위적 산업군에 비대면 수요가 발굴되었다. 그러나 국내 현황을 살펴보면 비대면 산업 분야별 발전 수준이 상이하고 공공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비대면 산업은 미흡하다. 따라서 신산업 혁신제품을 육성하기 위한 공공 조달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캐나다, 미국 등 선진국의 정책과 성과를 살펴봄으로써 공공 조달을 활용하여 혁신 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연구할 것이다. 이에 더하여 우리나라의 비대면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공공 조달 정책에 대한 제안을 할 것이다.
2. 비대면 산업에 대한 이해
비대면 산업이란 기존에 대면 방식으로 제공되던 의료, 교육, 금융 등의 서비스를 ICT 기술을 활용하여 대체 및 보완하는 서비스이다. 본 연구에서는 공공구매력을 활용하여 비대면 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만큼 광범위한 비대면 산업 중에서 ‘대면’에서 ‘비대면’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기술적·사회적 기반이 충분히 성숙하여 있으며, 국가 서비스에 포함되어 공공조달을 통한 혁신의 대상이 되는 원격의료, 원격교육, 원격근무 등 일부 분야를 다룰 것이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비대면 산업은 우리 생활에 깊이 들어와 있었으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 환경은 비대면화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만들었으며, 사회의 비대면화 정도를 강제적으로 다음 단계로 이양시켰다.
비대면 진료 건수는 2020년 142만건에서 2022년 374만 건으로 증가했으며, 원격 교육 이용률은 팬데믹 전 24.6%에서 35.6%로 증가하였다. 원격 근무 이용률 역시 팬데믹 전 9.2%에서 팬데믹 이후 18.8%로 증가하였다.
이처럼 일시적으로 증가한 산업의 수요는 팬데믹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1년 1,822억 달러에서 2027년 5,213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2021년 7.3조원에서 2026년에는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격 근무의 경우 세계 디지털 업무공간 플랫폼 시장은 2021년 275억 달러 규모에서 2027년 875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부는 디지털 전환의 물결에 따라 기존 전자정부 시스템을 ‘디지털플랫폼정부’로 새롭게 혁신하고자 한다. 모든 데이터가 융합되는 디지털플랫폼 위에서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에게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민과 기업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정부를 구축하기 위해 세부적인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비대면 산업 발전에 큰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산업 관련 정책 현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원격 의료 관련 건강검진 데이터를 공공 마이데이터에 포함하여 공공과 민간의 연계를 강화하고, 클라우드 기반의 병원정보 시스템, AI 등 비대면 의료기술 시범 도입하는 과제 등이 있다. 원격 교육 관련 교육부는 에듀테크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학교 조달시스템(학교장터)를 개편하여 에듀테크 전용몰을 고도화하는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교과서 도입 추진을 위해 2025년까지 디바이스 보급률을 확산할 계획이다. 원격 근무 관련 행정안전부는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공공부문 정부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 민간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의 공공부문 도입, 지방행정공통시스템 전면 개편, 공무원 스마트 업무환경 고도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3. 캐나다의 조달 정책 및 기술 혁신 지원
–ISC 프로그램(Challenge Stream/Testing Stream)
-조달 컨시어지 프로그램, 시판 전 참여, Spirit with Us and Code with Us
캐나다의 중앙조달기관인 PSPC는 캐나다 전체 연방 기관의 공공 조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한편 Innovation, Science and Economic Development라는 혁신 과학 경제 개발부에서 18개의 연방 부서 및 기관과 함께 기술 혁신 지원을 총괄하고 있다. 이 부처는 기술 혁신 지원을 위한 핵심적인 정책으로 Innovative Solutions Canada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약 147.6백만 달러(약 1,466억원)의 예산으로 Challenge Stream과 Testing Stream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Challenge Stream은 신규 기업과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여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혁신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며, Testing Stream은 시제품 단계인 후기 R&D 제품을 테스트, 피드백하여 상용화를 지원함으로써 상품 개발의 어려움을 돕는다. 2021-2022 회계연도 기준으로 해당 프로젝트는 총 가치 9,710만 달러(약 964억 원)의 프로젝트에 대해 187건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ISC 프로젝트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388개의 일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초로 ISC 계약을 완료하면 1년 기준으로 상용화율이 77%에 달하여 제품 개발에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편 British Columbia주 정부는 독자적인 기술 혁신 지원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그 예로 민간 기업이 정부가 제공할 수 없는 최첨단 솔루션을 제공하고 정부는 시장 중심의 혁신을 받아들여 기존에 없던 행정을 공급하는 ‘조달 컨시어지 프로그램’, 과학 기술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정부가 공급 업체에게 정보 요청서를 발행하고 공급 업체가 솔루션을 제안하여 구매 결정을 내리는 ‘시판 전 참여’, 공급업체와 정부 제품 관리자가 긴밀히 협력하여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커니즘인 ‘Spirit with Us’, 공공 부문이 개발자에게 계약 서류 작업이 아닌 코드 작성에 집중하는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Code with Us’ 등이 있다.
4. 미국의 조달 정책 및 기술 혁신 지원
- 대통령 혁신 펠로우
- 챌린지 공식 허브
- SBIR(The 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
미국의 조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GSA의 하위 조직인 기술변환서비스국(TTS)에서는 대통령 혁신 펠로우를 12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전문성이 뛰어난 기술자와 혁신가를 연방 정부의 고위 공무원 및 변화 주도자들과 1년간 파트너를 맺어 미국 주요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민간 부문의 기술 혁신 리더들은 정보 기술, 공공 서비스, 디지털 전략, 의료 등 중점 분야에 대한 정책 개선을 위해 정부와 협력한다. 대통령 혁신 펠로우의 가장 큰 특징은 민간 부문의 기술 혁신 리더들이 13개 연방 기관의 실무에 투입되어 1년 동안 정부 업무 최적화를 위해 수석 고문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2023년 새롭게 구성된 20명의 대통령 혁신 펠로우는 기술, 공공 의료, 금융 서비스 분야에 집중하여 정책 개선을 하고 있다.
한편 GSA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시민이 정부의 기술, 디지털 관련 정책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창구인 챌린지 공식 허브를 운영한다.
또한 공공 조달 정책을 활용하여 중소기업 기술 혁신을 지원하는 The 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1982년부터 시작되어 179,000건 이상 543억 달러 이상의 지원금을 수여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세 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에서 제안된 R&D의 장점 및 타당성을 확인하고 지원한다. 2단계에서는 1단계에서 시작된 R&D를 지속하며, 2단계를 통과한 경우 3단계에서 R&D의 상업화를 지원한다.
5. 국내의 조달 정책 및 기술 혁신 지원
우리나라 공공 조달 규모는 2022년 196조 원으로 GDP의 9%에 달한다. 정부는 2019년부터 관계 부처 합동으로 혁신 지향 공공조달 방안을 발표하여 공공 구매력을 활용하여 혁신 기술을 지원하는 정책을 통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주요 제도는 혁신제품 지정제도로, 정부가 혁신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혁신제품으로 지정하고 이를 우선 구매하여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민간의 기술 혁신을 지원하여 국가의 혁신 성장과 지속 발전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혁신 제품은 패스트트랙 I, II, III의 경로로 지정되며 혁신 제품으로 지정된 후 시범구매, 수의계약 등으로 초기 판로를 지원받을 수 있다.
6. 선진국과 국내 정책 비교 분석 및 시사점
1) 공공 수요 과제를 발굴하여 제품을 기획·개발하는 총괄적 지원 필요
캐나다 ISC의 주된 정책 도구인 Challenge Stream과 Tesing Stream 중 Challenge Stream은 우리나라 정책에서 운영하지 않는 방식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Challenge Stream은 공공 부문에서 먼저 필요한 과제를 발굴해서 공모를 하고 솔루션을 제안한 기업이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지원한다. 우리나라는 시제품 단계의 제품을 혁신제품으로 지정하여 상업화를 지원하는 것으로, 공공 부문에 없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효과적인 Challenge Stream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2) 선진국의 제도와 차별점을 보이는 혁신제품 스카우터 추천 제도 확대 추진
우리나라의 혁신제품 스카우터 제도는 선진국의 제도와 차별화된 장점을 지니므로 더욱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 제도는 현재 공공 조달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지 않은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새롭게 공공 영역으로 편입하는 데 유용하며, 본 연구에서 진행하는 비대면 산업 관련 제품 및 서비스를 공공 조달 시장에 진입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3) 공공 부문에 민간 전문성 적극적 도입 필요
조달 담당 공무원이 산업계, 과학계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전제로 민간 시장의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도록 설계되어 있는 BC 주 정부의 정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 때 BC주의 조달청은 주 정부의 구매를 담당하고 있으므로 정책을 참고할 때 공공 조달 수요자인 지자체, 공공기관 등 구매 담당 부서가 활용할 수 있도록 조달청에서 기준을 마련하고,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 풀을 공유하는 등 조달 전문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4) 행정 절차의 복잡성 최소화
BC 주 정부의 Code with US 정책과 같이 계약 관련 행정 절차를 계약 관련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이 전담하고 개발자는 전문 영역에 집중함으로써 디지털 전환 시기에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5) 대통령 혁신 펠로우 성격을 지닌 전문가 조직의 실무 투입
미국의 대통령 혁신 펠로우 정책은 기술 혁신 관련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협력하여 시민에게 더 나은 공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통령 혁신 펠로우들은 활동하는 시간 동안 문제 해결을 위한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실무의 영역에서 리더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성격의 위원회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6) 공공 문제 해결을 위한 공모전 상금 지급 등 단계별 지원 확대 필요
챌린지 공식 허브의 성격을 벤치마킹하여, 공공 부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 제안 단계부터 상금 또는 예산을 지급하고 제품 제작을 지원하며 이에 대한 테스트 및 피드백 제공까지 단계별로 공공 부문이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7. 비대면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제언
1) 디지털 헬스 관련 정책 제언
디지털 헬스를 전략적 공공 조달의 중점 과제로 선정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원스톱으로 총괄 지원해야 한다. 이때 미국의 대통령 혁신 펠로우의 성격을 지닌 위원회를 컨트롤 타워로 지정하여 세부 과제를 발굴하고, 소프트웨어, 제품 기획, 제작부터 상용화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헬스 관련 법 제정 등 행정 절차까지 지원하여 정책 효과의 신속한 확산을 지원해야 한다.
2) 원격 교육 관련 정책 제언
원격 교육 역시 잠재적 시장 규모가 큰 산업 분야로서, 전략적 공공 조달의 과제로 삼아 컨트롤 타워의 총괄에 따라 민간 영역에서 개발된 소프트웨어와 제품이 공공 영역에 안착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여기에 혁신조달 스카우터 제도의 장점을 활용하여 해외 경쟁이 활발하나 독과점적 대기업이 시장을 점유 하지 않은 틈새 시장을 발굴하여 기술이 적용된 시제품을 공교육의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더하여 원격 교육 관련 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구매를 지원하기 위해 에듀테크 관련 전문가, 계약 담당 공무원이 협업하여 제품 구매의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교육부, 기획재정부, 조달청이 협업해야 한다.
3) 원격 근무 관련 정책 제언
원격 근무 관련해서 행정안전부의 ‘디지털플랫폼정부 추진계획’의 주요과제 추진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합 거버넌스의 총괄적인 정책 추진을 지원해야 한다. 이 때 미국의 대통령혁신펠로우의 기능과 같이 높은 전문성을 가진 전문가가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실무진의 리더 역할을 해야 하며, BC주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Code with US 정책을 벤치마킹하여 공공 조달 계약을 통해 소프트웨어 공급자로 참여하는 개발자의 행정 업무 부담을 줄여주고 디지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
